그때 하지 말았어야 했던 말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후회한 것이 무엇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하지 말았어야 할 말들이었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말을 주고받습니다.
그러다 보면 가끔, 감정에 휩쓸려 내뱉은 한마디가
소중했던 관계에 금을 만들고,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하죠.

젊었을 땐 말 잘하는 사람이 멋져 보였습니다.
조리 있게 설득하는 능력에 감탄하고,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말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50대를 넘어서고 나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말보다 ‘듣는 힘’이 훨씬 크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듣는 힘은, 곧 ‘침묵’에서 시작된다는 것도요.

💬 말의 무게를 알게 된 나이

얼마 전, 우연히 한 문장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말의 무게를 먼저 헤아리고,
어리석은 사람은 말의 개수를 자랑한다.”

짧지만 묵직한 문장이었습니다.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그 말이 가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침묵 속에서 꺼내는 단 한 마디가
상대의 마음을 더 깊이 움직이곤 하죠.

요즘엔 그런 생각이 자주 듭니다.
말은 나를 드러내는 거울이고, 침묵은 나를 지키는 울타리다.

그래서 저는 스스로에게 다짐합니다.
말로 이기기보다, 듣고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요.

그런 다짐이 필요할 때면, 조용히 책을 펼쳐봅니다.
짧은 문장 하나에 위로받고, 말보다 깊은 침묵에 안도하게 되죠.

또한 책상 앞에는 하루 한 줄씩 마음을 다잡게 해주는
짧은 명언 캘리그라피를 두고 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내 안의 소음을 잠시 멈추게 해주니까요.

이제는 말보다,
마음을 더 깊이 듣고 싶습니다.

상대방의 표정, 말투, 그리고 말하지 않은 마음까지
조용히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50대가 되면서 비로소 배워가는 지혜,
그건 ‘말을 줄이고, 마음을 채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